지난 토요일 아침, 후배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반년 넘게 붙잡고 키운 가게 블로그 방문자가 사흘 만에 반토막 났다고요. 스크린샷을 보니 그래프가 절벽처럼 꺾여 있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줄. “형, 저 챗지피티로 글 쓴 거 구글이 드디어 알아챈 걸까요?”
그 한 줄이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았습니다. 요즘 블로그로 손님을 모으는 사장님들 머릿속엔 비슷한 불안이 하나씩 자리잡고 있거든요. AI로 초안 잡아 올린 글, 언젠가 대가를 치르는 거 아니냐는. 이번 6월 구글 스팸 업데이트 소식이 돌면서 그 불안에 다시 불이 붙었고요.
후배 블로그에 실제로 벌어진 일
먼저 팩트부터 맞춰봤어요. 방문자가 꺾이기 시작한 날은 6월 25일. 특정 글 대여섯 개가 검색 결과에서 통째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후배는 그걸 보자마자 자기 탓부터 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AI가 뽑아준 초안을 거의 손 안 대고 올렸거든요. 그러니 “AI라서 걸렸다”는 결론이 제일 먼저 떠오른 거죠.
그런데 날짜가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하필 그 주에, 전 세계 블로그가 비슷하게 출렁였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었거든요.
구글이 6월 24일부터 이틀 동안 벌인 일
확인해보니 원인은 후배 혼자만의 사정이 아니었습니다. 구글이 그 주에 검색 순위를 크게 흔드는 작업을 돌렸어요.
구글은 미국 동부 시간 6월 24일 낮에 ‘6월 스팸 업데이트’ 적용을 시작해 26일에 마무리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전 세계, 모든 언어가 대상이었어요. (Search Engine Land)
스팸 업데이트는 새 규칙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스팸브레인(SpamBrain)이라는 자동 판별 시스템을 더 날카롭게 손보는 작업이에요. 기존 정책은 그대로 두고, 걸러내는 성능만 끌어올리는 거죠.
그러니 이 시기에 순위가 흔들린 블로그는 십중팔구 “내가 뭘 잘못했나”부터 떠올립니다. 그리고 요즘 가장 손쉬운 자책 대상이 AI예요.
구글이 실제로 걸러낸 글
여기서 오해를 하나 풀어야 합니다. 구글은 오래전부터 같은 말을 반복해 왔어요. 글을 사람이 썼는지 기계가 썼는지는 따지지 않는다고요.

구글이 눈에 불을 켜는 건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결과물의 상태예요. 대량으로 찍어내고, 사람 손을 거의 거치지 않고, 이미 널린 정보를 재탕하기만 한 글. 이런 걸 구글은 ‘대규모 콘텐츠 남용(scaled content abuse)’이라는 이름으로 스팸 정책에 못박아 뒀습니다. (구글 스팸 정책)
뒤집어 말하면, AI로 초안을 잡았어도 사람이 다시 읽고 다듬고, 직접 겪은 사례나 숫자를 얹으면 걸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에요.
후배 글을 몇 개 열어봤습니다. 문장은 매끈했어요. 그런데 그 가게에서만 나올 법한 이야기가 한 줄도 없더군요. 어느 동네 블로그에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딱 그런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멀쩡한 블로그까지 흔들렸을까
여기서 헷갈리는 지점이 생겨요. “나는 손으로 꾹꾹 눌러 쓰는데 왜 나도 방문자가 빠졌지?” 하는 경우요.

검색 순위는 절대 점수가 아니라 옆자리와의 비교로 정해집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양산 글 무더기가 한꺼번에 빠지면, 남은 자리들이 통째로 재배치돼요. 그 과정에서 멀쩡한 글도 위아래로 출렁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검색 행동 자체가 바뀌는 중이에요. 사람들이 결과를 클릭하지 않고 화면 위쪽 AI 요약만 보고 창을 닫습니다. 이 흐름은 예전에 검색 결과를 클릭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에서 한 번 짚었죠. 내 글이 그 AI 답변에 얼마나 노출되는지는 구글이 최근 알려주기 시작한 지표로 따로 확인할 수도 있고요.
네이버 쪽도 비슷해서, 사람들이 한 문장으로 묻기 시작한 변화가 겹쳐 있어요. 방문자 하락이 스팸 업데이트 하나만의 탓이 아닐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내 글이 ‘양산’처럼 보이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법
남이 판정해주기 전에 혼자 점검할 수 있어요. 저는 후배랑 이 다섯 가지를 같이 훑었습니다.
첫째, 이 글에 나만 쓸 수 있는 장면이 한 줄이라도 들어 있나. 둘째, 다른 블로그엔 없는 내 가게의 숫자나 사례가 있나. 셋째, 하루에 몇 개씩 비슷한 톤으로 찍어낸 흔적이 없나.
넷째, 제목만 살짝 바꾼 쌍둥이 글이 여러 개 쌓여 있지 않나. 다섯째, 올리기 전에 소리 내어 한 번이라도 읽어봤나.
후배는 셋째와 넷째에서 걸렸어요. 일주일에 열두 개, 그것도 죄다 비슷한 얼개였거든요. AI가 문제였다기보다, AI를 컨베이어벨트처럼 굴린 방식이 발목을 잡은 셈이죠.
지금 당장 다 갈아엎지 않아도 됩니다
불안하면 글을 몽땅 지우고 싶어져요. 그건 좀 위험합니다. 구글도 스팸 업데이트로 빠진 순위는 되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안내하거든요. 보통 다음 업데이트 즈음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립니다.
그래서 후배한텐 삭제 대신 보강을 권했어요. 최근 석 달 글 중에서 제일 얇고 뻔한 것부터 하나씩. 직접 찍은 사진, 상담하며 받은 질문, 실제로 나간 가격 같은 걸 채워 넣는 거죠.
블로그로 손님을 부르는 일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에 돈이 갈리는지 감을 잡고 싶다면, 예전에 정리한 홈페이지 제작 방식별 비용 이야기도 같이 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자주 묻는 질문
AI로 쓴 글은 이제 다 지워야 하나요?
아니요. 구글이 문제 삼는 건 대량 생산과 재탕이지 도구 자체가 아니에요. 사람이 다시 읽고 자기 경험을 얹은 글이라면 그대로 둬도 괜찮습니다.
방문자가 빠졌는데 이 업데이트 때문인지 어떻게 아나요?
구글 서치 콘솔에서 하락이 시작된 날짜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6월 24일에서 26일 사이와 겹친다면 이번 업데이트의 영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순위가 회복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정해진 기간은 없어요. 글을 개선해 두고 다음 업데이트 때 다시 평가받는 구조라, 몇 주에서 몇 달을 봐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돌아오진 않아요.
그럼 글은 얼마나 자주 올려야 안전한가요?
개수보다 밀도예요. 매일 뻔한 글 하나보다, 일주일에 하나라도 그 가게에서만 나올 이야기가 담긴 글이 훨씬 안전합니다.
후배한텐 이렇게 정리해 줬어요. 이번 일은 AI를 썼다고 받은 벌이 아니라, 글에서 ‘나’가 빠져 있었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도구는 죄가 없고, 그 도구로 무엇을 남겼는지가 결국 순위표에 적힌다는 거죠.
어쩌면 이번 업데이트는 손으로 꾹꾹 눌러 쓰는 작은 블로그한테는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옆자리를 채우던 소음이 걷혔으니까요.